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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악연 - 1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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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1 04:22 6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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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년 서류 준비 다됐지?"

광길은 한 손으로 호주머니 까뒤집듯 얇은 음핵꺼풀을 까올려서 단단히 뒤집어 잡아놓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이제 더이상 숨을 곳이 없어진 클리토리스를 이리저리 공글리며 자극을 주다가 물건을 실어놓고 지하실로 내려오는 사각머리에게 말했다.

"예."

"가져와."

그는 서류가 준비되는 동안 끙끙거리며 눈물을 찔끔거릴 만큼 온갖 모욕적인 방법으로 그녀의 음핵이 얼마나 민감한가를 외부에 탄로시켰다.

몇 장의 서류가 꽂혀있는 반투명 파일바인더가 그에게 건네졌다.

기특한 학생 머리 쓰다듬듯 그녀의 음부를 가볍게 톡톡 올려치면서 눈바퀴 힘줄이 찡그려뜨린 그녀의 젖은 눈가를 바라보던 그가 잠시 손을 떼서 바인더를 받았다..

그는 서류들을 뽑아 대충 넘겨보고는 그것을 그녀의 발치에 던졌다.

"서명해."

그녀에게 볼펜이 건네졌다.

그녀가 볼펜을 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서 있자 그가 다시 말했다.

"서명하라구. 이 년아. 책상 없으니까 엎드려서."

그녀가 뻣뻣해진 다리를 간신히 그러모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서생같은 자세로 떨어져 있던 서류를 잡았다.

그가 웃었다.

"씨발. 지랄한다. 이게 무슨 개같은 자세야. 누가 이렇게 엎드리래."

그가 도로를 갉아대는 그라인더처럼 거친 소리로 고함을 지르자 겁에 질린 그녀가 움츠리며 그를 올려다 보았다.

"엉덩이 이 쪽으로 돌려."

그녀는 그가 앉은 쪽으로 뒤를 내주며 몸을 돌렸다.

척추 곡선에 따라 부드럽게 휘어진 매끈한 등에 보일듯 말듯 튀어나온 고운 어깨뼈가 보였다.

그는 엉덩이를 들라는 뜻으로 신고있던 스니커즈로 그녀의 발목 위에 얹혀져 딱 붙어있던 둥근 볼기를 툭툭 올려찼다.

깜짝 놀라면서도 그의 발짓에 따라 그녀는 엉덩이를 들었다.

한뼘쯤 들었다가 공하나 들어갈 정도로 그러다가 나중엔 완전히 직각으로 넓적다리를 세워 들었다.

이번엔 그의 발이 그녀의 다리 사이를 툭툭 찼다.

벌리라는 뜻이었다.

무릎벌리기는 종아리에 내려지는 그에 지시에 따라 그녀의 음부를 꼭지점으로 하는 아주 넓은 이등변 삼각형을 만들고 나서야 그만 둘 수 있었다.

그 자세에서 글씨를 쓰기 위해 바닥에 엎드리자 그녀의 엉덩이는 여물은 밤처럼 자연스럽게 벌어져 속을 드러내며 그가 앉은 위치에 모든 비부를 공개하는 각도로 치켜 올려지게 되었다.

항문부터 음부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세였다.

햇빛이 반사된 스테인리스 파이프처럼 미끈하고 치밀한 느낌의 긴 허벅지가 그 굴욕적인 풍경을 안정되게 지지해주고 있었다.

"이렇게 뒤에서 보니 새로운 맛이 있네."

그가 허리를 굽혀서 그녀의 뒤 쪽 엉덩이 밑으로 손을 넣어 책상이 튼튼한가를 검사하는 사람처럼 모욕에 지친 그녀의 음부를 한대씩 척척 올려부쳤다.

그때마다 그녀는 허리를 비틀며 신음소리를 흘렸다.

"좋아. 이제 서명해."



흰색 카니발 한대가 건물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저기 차 한대 들어오는데요."

녀석의 핸드폰을 뺏어서 모바일 게임을 하며 한참 점수를 올리고 있는 수찬에게 녀석이 말했다.

수찬은 화면에서 눈을 떼 주차장 쪽을 바라보았다.

널찍한 주차장에서 주차연습이라도 하는 것처럼 앞으로 뒤로 한동안 꿈지럭 대던 차가 기름이 떨어졌는지 마침내 시동을 멈췄다.

문이 열리더니 요란하지만 어딘가 저질스럽게 차려입은 중늙은이 한 명이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

잠시 늙은이를 바라보던 수찬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저 사기꾼 포주 새끼,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있었네."

"포주요?"

수찬은 녀석의 말에는 대꾸하지 않은채 담배를 하나 꺼내들었다.

컵라면 하나 시켜먹고 둘이 앉아 시간만 축내고 있어 아까부터 눈엣가시처럼 신경을 쓰고 있던 편의점 알바가 큰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여기 금연이거든요."

수찬이 담배를 손가락에 끼고는 알바 쪽을 일부러 느리게 돌아보았다.

"아가씨. 이거 폼이거든. 아직 불 안붙였거든."

그리고는 보란 듯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글구 나 오빠야. 아저씨 아니거든. 아가씨, 언제 퇴근해. 오빠가 놀아줄 수 있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들을 보던 알바가 얼른 고개를 돌렸다.



카니발에서 내린 남자는 바퀴라도 검사하듯 뒷짐을 진채 타이어를 걷어찼다.

이 더운 여름에도 롤칼라 대신 밍크퍼를 기워붙인 베스트를 길게 늘여뜨리고 그 안에 스프라이트 무늬가 들어간 검은 색 티셔츠를 헐렁하게 입고 있었는데 그 밑단을 어울리지 않는 등산용 반바지 속으로 쑤셔놓고 있었다.

체형은 쓰다 만 크레파스처럼 뭉툭했으나 얼굴은 교활해 보이는 중늙은이였다.

두꺼운 목에는 금목걸이를 두겹 휘감고 사파이어가 박힌 큼지막한 금반지를 끼고 있었는데 일부러 기른 것처럼 보이는 짧은 수염이 목과 턱을 뒤덮어 회색빛 돼지털처럼 자라고 있었다.

"너무 빨리 왔네."

늙은이는 툭 튀어나온 배를 문지르며 두꺼운 금장 손목시계를 봤다.

그는 캐스터네츠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딱딱한 가죽샌들을 바닥에 끌고 다녔다.

"빨리 들어가면 이 새끼 지랄한다. 좆같은 놈이거든."

같이 따라나온 운전수를 향해 말을 하며 그는 보라색 코팅 렌즈가 끼워진 금테 안경을 고쳐썼다.



"여자 하나 메구 들어갔다고 그랬지?"

"예."

"이 새끼..조개장사도 하는건가?"

수찬이 눈썹을 긁으며 혼잣말을 했다.

"딴 주머니 차면 안되잖아요."

그가 어이없는 얼굴로 녀석을 바라보았다.

"병신아. 지금 세상에 부업 안하는 새끼가 어딨냐. 안들키면 되는 거지. 아니, 아니다."

그가 손을 올리자 녀석이 때리는 줄 알았는지 흠칫 머리를 피했다.

그는 눈을 부라리며 담뱃재를 컵라면 빈 용기에 털었다.

"너처럼 살아야 오래 산다. 정직하게. 응? 깡패 짓도 정직하게."



첫 장은 자동차 매매계약서와 양도 위임장이었다.

물건은 그녀가 타고 다니는 쉐보레 스파크였다.

A/T 천백만원이 넘는 가격에 구입했던 차량이었으나 반도 안되는 5백만원에 OTW 사무기기라는 법인에 넘기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너 지금 서류 읽냐?"

그녀가 멈칫거리자 철거업체가 재개발지역 판자촌 털듯 음부를 털고 있던 그가 가소롭다는 듯이 물었다.

사각머리가 다가가 발끝으로 그녀가 서명해야 할 자리를 가리켰다.

그녀는 울음을 참으며 떨리는 손으로 첫 서명을 마쳤다.

다음 서류는 그녀가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의 매매계약서였다.

자상한 사각머리는 맥락을 알 수 없는 계약문귀 사이에서 그녀가 헤맬 것을 염려했는지 발끝으로 역시 그녀가 서명해야 할 곳을 가리켜 주었다.

그는 커튼을 젖히듯 소음순을 제껴 덜 여문 제비꽃의 연분홍색을 띤 질전정을 드러내고는 어린 싹을 맴도는 애벌레처럼 그곳을 긁으며 말했다.

"임대주택이라 못 팔까봐 걱정돼? 불법이라? 그럼 우릴 너무 무시한거지. 그런 건 우리 전문이거든."

그녀가 애처롭게 몸을 비틀며 겨우 이름을 쓰자 다음 서류가 제시되었다.

그 서류는 지방도시의 사업자 등록 신청서였다.

종목은 여행사였고 대표는 그녀였다.

"넌 이제 지방에 사업을 하러 가게 되거든. 그러니 불가피한 사유로 임대아파트를 처분해야 할 이유가 생긴거야. 이런걸 생업에 의한 퇴거라고 하는 거야. 물론 세금혜택은 못받겠지. 그래도 괜찮지? 지금 상황에서 세금정도야."

사각머리가 낮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임대기간이 남아 있을테니 절차는 좀 복잡하지만 임대사업자와 줄이 있다면 그나마도 간단해지지. 우린 또 줄 만드는데는 일가견이 있거든. 노끈 공장 차려도 돼. 못 믿겠어?"

그녀를 놀리듯 그가 계속 말을 이었고 사내들은 낄낄댔다.

"일단 넌 집을 우리한테 넘기고 우리는 좀 시간을 두었다가 프리미엄 붙여서 다른 놈한테 넘기고. 그럼 깔끔하게 되는거야."

그들의 말대로 이런 짓을 많이 해 본 놈들처럼 그들은 그녀에게 필요한 서류를 계속 내밀었다.

그녀는 넋이 나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살해하는 데 동의하는 지독한 충격이었다.

재산강탈을 인정하는 서류에 서명하며 간신히 두려움을 참는 도중에도 그는 그녀의 다리 사이를 마음껏 능욕했다.

"이봐. 이런 것들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고 싶겠지. 응? 아까 고기덩이가 된 새끼도 그렇고. 계약서 몇 장에 이름 써넣고 도장 찍으면 버젓이 주인이 있는 재산이 어떻게 마음대로 옮겨가는지 믿기 힘들지? 근데 그게 가능해. 그게 자본주의라는 거야."

그녀의 엉덩이는 높이 들린 채 간헐적으로 튀어댔다.

허리는 깊이 들어가 바닥에 닿을 듯 찰랑거렸고 입술을 깨문 얼굴을 서류 끝에 묻고 신음을 내는 순간이 점점 많아졌다.

모든 것이 고통스럽고 끔찍했다.

"이거 아는지 모르겠다. 바보같은 새끼들은 사유재산을 무슨 지고의 가치처럼 생각하거든. 내꺼를 내가 갖는다는소리로 알고 있는거야. 병신같은 놈들. 아는 놈들은 알지. 사유재산이라는 것은 무엇을 가진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에 대한 처분이 자유롭다는 뜻이거든. 마음대로 팔아치울 수 있어야 사유재산인거야. 그리고 자본주의는 그걸 계약으로 보증해 준다고. 무슨 말이냐. 사유재산의 주인은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놈이 아니라 그걸 판 놈이라는 거야. 좀 아이러니하지? 팔아야 주인이라니. 니가 10년을 가지고 있던 100년을 가지고 있던 니가 팔 수 없는 물건은 니 재산이 아니라고. 가만 있자. 여기던가?"

비벼대던 사타구니 어딘가를 건드리자 그녀가 날카롭게 비명을 질렀다.

"아픈 거야,좋은 거야?"

입술을 비집어 올리며 그는 이제 힘없이 벌어져 그 안을 보이고 있는 질 입구와 항문을 기분좋게 만졌다.

흐느끼면서 그녀는 부서져라 볼펜을 움켜쥐었다.

"문제는 이럴 때 발생해. 누군가가 계약을 부정할 때. 알겠어? 분쟁이라고 하잖아. 응? 니가 만약 밖에 나가서 이건 불법이라고 떠들고 다니면 문제가 된다구. 그렇지만 넌 우리한테 있잖아. 그치? 계속 우리랑 같이 있을 거구. 좋지? 좋아? 안 좋아?"

그는 대답을 원했다.

괴롭혀져 충혈된 음순 사이에서 애액이 비질비질 새어나왔다.

아무런 대답이 나오지 않자 그는 밑에서 사타구니를 올려치고 그렇게 올린 손을 다시 내리쳐 엉덩이를 갈겼다.

양 뺨을 연이어 싸대기치는 것처럼 커다랗게 두 번 살이 맞부딪는 소리가 났다.

익숙하지 않은, 절대 익숙해 질 수 없는 능욕과 아픔에 그녀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안 좋은가봐?"

다시금 양싸대기가 그녀의 중심부에 작렬했다.

"아니..아니에요."

"뭐가 아니야? 좋다는 거야?"

"네..네."

"진짜야?"

"네."

그녀의 등이 잔물결처럼 오르내렸다.

그가 다시금 가랑이에 손을 집어넣으며 덧붙였다.

"그래서 아무도 이 계약을 의심하지 않아. 불법이라고 할 사람이 없거든. 계약이 종료되고 재산이 모두 처분되고 관련된 사람들이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기만 하면 어떤 계약이든 보장되는 거야. 그게 자본주의야. 웰컴이지,웰컴. 우리같은 사람들 한테는."

그녀에게 가장 충격적인 것은 마지막에 그들이 들이민 사직서였다.

타이프된 짧은 내용은 읽을 수가 없었지만 분명 교사직을 그만 둔다는 사직서였다.

그녀는 눈 앞이 캄캄해졌다.

한 손으로 입을 막았으나 비져나오는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울면서 서명을 머뭇거리자 그는 커다란 손바닥으로 망설임없이 엉덩이를 내리쳤다.

"선생질이 아까운가봐. 절름발이를 만들어 줄 수도 있는데."

광길은 사내를 시켜 구석에 있던 벽돌 한장을 가져오도록 했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느라 천청을 향하고 있는 그녀의 작은 발을 쥐고 한쪽 발에서 신발을 벗겨냈다.

조그맣고 부드러운 발이 그의 손에 잡혔다.

그는 발바닥이 보이게끔 발등 쪽을 감싸 한 손에 말아쥐고는 얼마나 탄탄한지를 시험하는 것처럼 힘을 주어 몇번을 주물렀다.

그녀가 어떻게 거역할 길도 없이 눈덩이를 꼭꼭 뭉치는 것처럼 자신의 발이 그가 주무르는 대로 압착되는 느낌이 들만큼 압도적인 힘이었다.

그는 그녀의 발을 벽돌 위에 새끼발가락만 올라오게끔 걸쳐 놓았다.

그녀는 그가 무슨 짓을 하는지 두려워 고개를 돌려 발을 바라보았다.

또다시 엉덩이에 아픔이 번쩍였다.

"어딜 두리번 거려. 이 년이."

그녀는 고개를 숙여 손 위에 이마를 댔다.

그는 벽돌 위에 올려놓은 새끼발가락을 손으로 눌렀다.

"요 뼈. 요거. 이게 사람 몸 중에 제일 끝에 있는 거거든. 이게 아무 것도 아닌거 같은데 이게 부서지잖아. 그럼 사람이 제대로 못걸어. 절름발이가 된단 말야. 이게 발의 균형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 알고 있냐?"

알밤을 먹이듯이 발가락을 툭툭 내리쳤다.

"어때? 우리 망치질 잘하는데. 아까 봤지. 응? 결정해. 선생질이 중요해? 새끼발가락이 중요해?"

그녀는 입을 막고 눈물을 떨어뜨렸다.

"결정하라고, 이 년아. 어떻게? 망치 가져와? 응?"

그가 다시 엉덩이를 내리치자 몸을 꼬면서 그녀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아뇨.."

"그럼 이름 써."

그녀는 몇 번을 흐느끼며 사직서에 겨우 이름을 썼다.

그는 그녀가 서명한 서류들을 받아보았다.

"좀 있다 우리랑 좋은 사진 몇 장 찍자. 그때 잘 좀 해. 자연스럽게. 알았지? "

그는 손짓으로 돌격대 머리를 불렀다.

"넌 되는대로 명의 하나 섭외해서..돈 좀 써. 진짜 학부모면 더 좋고. 알지? 이 년 학교랑 교육청에 고발장 접수시키고. 사진 첨부해서. 학부몬데 우연히 알았다는 식으로, 선생이 이래도 되는거냐? 이런 식으로 나가라고. 사진 강도를 잘 조정해야 돼. 그럴 듯 하게."

그는 다시 그녀를 보았다.

"일은 이런 식으로 하는거야. 학교에서 이게 문제가 되면 둘 중 하나야. 크게 터지던가 쉬쉬하면서 숨기던가. 크게 터질 수록 더 좋은데 숨겨도 상관없어. 일단 고발되고 나면 넌 잠수를 타는거야. 한 3일 있다가 몸이 아프다는 사유서를 보낼거고 학교에서는 계속 너랑 연락하려고 하겠지? 그러면 사직서를 보내는 거지."

그는 바인더를 세워 그녀의 엉덩이를 툭툭 건드렸다.

"이런 일은 항상 그쪽 입장에서 어떻게 보는가를 생각해야 돼. 니 입장이 아니고. 상상력이 필요하지. 넌 개인이지만 그쪽은 조직이잖아. 조직이란건 항상 누가 되는 개인을 제외시키려고 하거든. 한번 봐. 니 직장에서 이런 케이스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우리 편을 들지, 니 편을 들지 말야. 내가 장담하건대 니 학교에서는 매춘을 인정하는 선생이 부끄러워서 몸을 숨긴 것으로 생각할거야. 백프로. 접촉하려고 해도 넌 사직서를 내고 집까지 다 처분했으니 뭐."

그녀는 정신이 멍해졌다.

절대 사실이 아닐 것이다.

그녀는 속으로 머리를 흔들었다.

그녀와 친분을 쌓았던 많은 동료선생님들은? 그들이 가만 있을거 같아?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도 계셨다.

"부모님이 있지 않냐구?"

마치 그녀의 생각을 읽듯이 그가 말했다.

"그래. 부모님이 있지. 이런 일엔 식구가 항상 중요해. 식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이 점이 중요하지."

그는 마치 A/S 여부를 결정하는 센터 본부장 같은 어조로 말했다.

"여기에 있어 우리 방침은 명확해. 우리는 당사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야. 즉 너희 부모님은 니가 설득해. 잘 알아들으시도록. 알았냐?"

그녀가 숨을 몰아쉬었다.

"니가 잘 할 수 있게 우리가 좀 도움을 줄거야. 필요한 교육을 시켜줄텐데. 잘 해. 이거 비싼 교육이야."



"슬슬 시간이 됐는데..가자."

중늙은이는 본넷에 앉아있던 운전사에게 말하다가 손을 내저었다.

"아니다. 나 혼자 가는게 낫겠다. 니가 가봐야 도움도 안 될테고. 눈치없이 굴다가 시체나 치우지.."

그는 지하실로 가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오른 발을 약간 끌고 있었다.



수찬은 중늙은이가 문으로 사라지자 녀석을 불렀다.

"너 이따가 늙은이 나오면 저 차 따라가. 알았지? 들키지 마라. 저 늙은이 완전 구렁이다. 저 늙은이 어디 가는지 잘 보라구. 근데.."

수찬은 녀석이 스쿠터를 댄 골목 쪽을 흘낏 바라보았다.

"니꺼 가지고 쫓아갈 수 있을라나 모르겠다."

"시내라면 괜찮은데.."

녀석이 머리를 긁자 수찬이 주머니에서 키를 하나 꺼내 녀석에게 던졌다.

"이거 타라. 내 건데 저 골목에 세워 놓은거야. K5. 보이지? 뽑은지 얼마 안된거니까 기스 내지마. 씨발 놈아."

씩 웃으며 녀석이 키를 받아들었다.

" 근데 누굽니까. 저 노인네."

"개새끼지. 개새끼.."

수찬은 짧아진 담배를 컵라면 용기 속에 던져넣었다.

"길동애비라고 10년전만 해도 이름깨나 있던 포주였지. 길동에 산 적이 있어 길동애빈지 홍길동 애비라 길동애빈지는 모르겠지만."

"이름 웃기네요."

"어쨌든간에 저 새끼가 관리하던 년들이 전부 아빠라고 불렀으니 애비는 애비지."

녀석이 웃음을 터뜨렸다.

"몇 년전에 빵에 가서 조직 다 들어먹고 계집애들 다 흩어졌다고 들었는데.."

수찬이 차 쪽을 가리켰다.

"차에 가 있다가 내가 신호하면 나와. 알았지? 안들키게 잘 따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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